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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013.04.14] 2013 아디다스 한강 마라톤 ::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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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하게 출발선으로 갔다.

10km는 참가자가 많아서 A조와 B조로 나누어서 뛰게 되었는데, 은주언니와 나는 B조 그룹에서 조금 늦게 출발하게 되었다.


[사진하나] 출발 전


[사진둘] 출발 전, 전자칩을 장착한 내 발등


드디어.

출.발.

혹시나 나중에 페이스 잃고 못 달릴까봐 아주아주 천천히 달렸다.


[사진셋] 어맛!! 벌써 2km가 지나고 강바람이 상쾌하다.







3km. 하나도 안 힘들다.

원래 그런가?


[사진넷] 3km 무난히 통과


조금 시간이 지나자 스멀스멀 오른쪽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숨은 안 차다.

어찌된 일이지? 내 생각에는 그동안 필라테스를 하며 배운 호흡법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필라테스 열심히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ㅎㅎㅎ


[사진다섯] 음악을 들으며 열심히 달리는 은주언니



5km가 되어도 숨은 안 찼다.

처음 2km 달렸을 때보다 3km 지점부터 여기까지가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다.


ㅇ ㅏ.... 그런데 이때부터 왼쪽 골반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몸에 균형이 안 맞나?

그렇지만 포기할 수 없어!!!


[사진여섯] 5km 지점


햇빛이 너무 강하게 내리쬐고 있어서 얼굴이 달아올랐다.

달리기 하면서 이렇게 셀카를 찍노라니, 내가 달리기 하러 온 건가 싶었다.


[사진일곱] 못 생겼다 진짜.ㅡㅜ


처음 들어갔던 대회장 입구가 나타났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반환점을 돌아와서 여기로 들어가는 무리 중에 있던 "철희"를 봤던 것이다.

부르고 어쩌고 할 새도 없이 엄청 열심히 달려서 들어가는 철희.

반가운 마음에 얼른 들어가서, 누나가 널 봤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반환점이 아주 가까이 있는 줄 알고 

조금 속도를 내기 시작했지만, 생각보다 그 거리는 엄청났다.

완주 하기 전에 퍼질뻔했다.

다시 내 페이스대로 달리기 시작.


[사진여덟] 일단 지나쳐야 하는 Finish지점


7km지점에 닿으니 힘들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기 시작했다.


[사진아홉] 7km 지점


와. 드디어 반환점!!!


[사진열] 반환점


마지막으로 물도 마셔야지.

[사진열하나] 급수대 알림


오호~ 거의 다왔다.

[사진열둘] 8km



드디어,

아까 철희가 달려 들어갔던 그 지점에 나도 왔다.


[사진열셋] 꺄오 마지막 관문



내 생애 첫 마라톤, 걷지않고 완주했다.


[사진열넷] 완주


막상 들어오고나니 좀 더 빨리 달릴걸하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뭔지.

그렇지만 참가하길 아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태워주겠다는 언니 친구들을 보내고

은주언니와 사진을 찍었다.


[사진열다섯] 완주 메달과 기념사진


이렇게 사진 찍고 있는데 디자인실 은경 대리님이 나를 발견하고 와 주어서 같이 사진도 찍었다.

그런 곳에서 많은 사람들 속에서 만나다니 정말 반가웠다.


별 감흥이 없을 줄 알았는데, 메달을 받으니 은근히 기분이 좋다.


[사진열여섯] 완주 메달


사진을 찍고,

집에서 쉴 시간인데 살아보겠다고 행사 뛰러 왔다던 "배치기"의 공연을 봤다.


[사진열일곱] 배치기 공연 1


[사진열여덟] 배치기 공연 2


그렇지만 언니는 내심 집에 갈일이 걱정이었는지, 

하프에 참가했다는 다른 친구분께 연락을 해서 같이 집에 갈 약속을 잡았다.

나는 생각없이 어떻게 되겠지 하고 있었다는;; ㅋㄷㅋㄷ 종종 그렇게 대책없는 나다.


감사하게도, 언니 친구분은 오는 길에 순대국도 사줬다. 내가 보답하려고 했는데 됐다고 하면서 사양했다.

집까지 태워도 주고...

오늘 은주 언니 덕분에 정말 많은 도움도 받고 좋은 경험을 했다.


많은 것을 했는데 집에와서 씻어도 오후 3시.

엄청 알찬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친구들과 동생에게 메달 자랑질~


[그림하나] 동생에게 메달 자랑


절대 예쁘다고 빈말하지 않는 솔직한 녀석.

그래서 내가 더 널 사랑하지!!!!!!!!!!

ㅋㄷㅋㄷ


내 달리기 기록.

겔겔대는 배터리 때문에 전화기가 꺼졌던 관계로 일주일 후에 도착한 메세지 되시겠다.



기록을 보니 조금 더 빨리 달릴걸 하는 아쉬움이 더 남았다.


그렇지만 생애 첫 마라톤은 내가 뭔가 새로운 것을 해 보았다는 점에서 뿌듯했다.

다음에 또 출전할지는 왼쪽 골반 통증때문에 살짝 고민이 되긴 하지만

열심히 운동해서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


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