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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7] 오랜만에 고풍연 12기 :: 현정이 청첩장 전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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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전언이 날아들었다.

주말에 현정이가 청첩장을 전해 주며 밥을 사려고 하는데 시간이 되냐는 옹이의 물음이었다.

주말에 대전에 갈 예정이어서 시간이 딱이라고 생각한 나는 기분이 좋았다.

게다가 시간을 맞춘 결과, 때도 맘에 쏙 들게 토요일, 27일 점심 식사를 하기로 결정됐다.

12기 모두가 모일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얼굴들 볼 생각을 하니 설렜다.

 

4월 27일 오전.

예약 해 두었던 피부과에 먼저 들렀다.

처음보다 많이 나아져서 치료 시간이 줄어들어서 모임 시간 오후 1시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다.


그래서 옹이 아들 재영이 선물을 사러 갔다.

재영이가 태어난지 6개월이 지났는데 얼굴 한 번 보러간 적도 없었다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이모가 되어서 그래도 선물 한번을 해 줘야지 않겠나 싶어서 였다.


은행동에 있는 갤러리아 백화점에 가서 아동복을 파는 4층으로 올라갔다.

와. 뭐 이리 작은가;;

여름 내복이 필요하다는 옹이 말에 따라 여름 내복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옷들이 정말 작고 귀여웠다.

또 혼자 웃음이 터졌다.

귀여운 것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나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판매원 아주머니 말씀에 따라, 내복으로도 쓸 수 있고, 외출할 때도 입을 수 있다는 칠부 내복이랑, 

코끼리 무늬가 박혀있는 반팔 내복을 샀다.

사진을 찍어 둘 걸...

코끼리 무늬 내복은 정말정말 귀여웠다.


아니... 이렇게 작은 걸 입을 수 있단 말이야??? ㅎㅎㅎㅎ


선물을 사고 난 후에도 한 시간이나 남았다.

그럼 오랜만에 계룡 문고에나 가볼까?


내가 어렸을 때는 은행동 한복판에 있던 계룡문고였는데, 자리를 옮겨갔다.

사람이 드문드문 있고 한 적했다.

내가 사려고 하는 책을 한번 찾아 봤는데 없었다.

책을 둘러 보는 건 그렇다면 서울에 가서 하기로!


눈에 들어오는 책도 없고, 큰 거울이 있길래 사진 한 방.


[사진하나] 계룡문고에서 사진찍기



화장실에나 들러볼까?

계룡문고가 시내 한복판에 있을 때에는, 고등학생들이 화장을 하느라 북적대는 화장실이었는데 

지금은 주말 낮이라 그런지 몰라도 한적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을 때, 옆칸에 있던 사람이 전화기를 떨어 뜨렸는데, 내 쪽으로 넘어왔다.

"어머~ 저기요 전화기 좀..." 하더니 손이 닿았는지 얼른 집어 들었다.

"ㅇ ㅏ 네..." 라고 대답하긴 했는데 순간!!!!!!!!!!!!!!!

'ㅇ ㅓ;;;; 남자 목소리;;;;;; 뭐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가 잘 못 보고 남자 화장실에 들어왔나? 아닌데 분명히 여자 화장실이었는데.... 옆에 사람 진짜 남잔가? 뭐지뭐지?ㅜㅜ'

옆 사람이 나가는 인기척이 있을 때까지 움직이지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휴지도 풀지 못 했다.

뭔가 너무 썸뜩해~ @@


옆 사람이 나가고 나서 얼른 나와 봤더니 여자 화장실이 분명했다.

손을 씻고 나와서 밖에 있던 표식을 확인 해도 여자 화장실이 분명했다.

뭐야뭐야... 그 목소리...ㅡㅜ


하여간, 요상한 기분으로 약속 장소로 갔다. 에잇.


조금 있다가 귀요미 재영이를 안은 옹이가 오고, 혜영이, 윤선이, 명호가 등장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그들이었다.

늦는 사람들이 있어서 먼저 피자집으로 가서 자리를 잡기로 했다.

아름이, 희영이, 현정이도 차례로 왔다.


밥을 먹으면서 그간 있었던 일도 얘기 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정말 오랜만에 갖는 시간이었다.

고등학교 때 만났는데, 벌써 아이 엄마가 된 친구도 있고, 결혼한다고 청첩장도 돌리고...

내 나이를 생각하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시간의 흐름이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사진둘] 현정이가 준 청첩장.


청첩장에 있는 저 나비는 장식일 뿐, 그냥 열어보면 내용을 볼 수 있었지만, 

우리는 굳이굳이 나비 날개를 접어서 표지를 펴 보았던 에피소드.


[사진셋] 혜영이가 찍어준 사진


[사진넷] 고풍연 12기 4명 빠진 8인


우리가 얘기를 나누는 동안, 재영이는 잠이 왔나보다.

아기띠를 빼고 있던 옹이가 나에게 아기띠 채우는 걸 도와 달라고 해서 채워주고, 재영이가 입고 있던 옷을 받아들었는데,

옷을 개고 있자니 웃음이 터져서 혼자 자지러졌다.

"ㅇ ㅏ...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애들이 당황했다. 

"ㄴ ㅓ 또 왜 터졌어?"

"오....ㅅ...이.....진짜.....작....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영이 옷이 귀여워서 미칠 것 같았다.

악!!!


그런 내 모습을 너무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당황스러워하는 모두들.

나중에 내 남편은 나를 웃겨주기 정말 쉬울거라면서, 유머감각은 없는 사람이어도 괜찮을 거라고 말을 했다.


얘들아 그렇지 않아!!

내 배우자의 필수 조건은 고난도 재치와 개그감이야.

어이없는 포인트에서 웃어도 나만의 기준이 있다그!!!

ㅋㄷㅋㄷ

그렇지만 재영이 옷은 정말 작고 귀여워서 웃지 않을 수가 없었어.


즐거운 식사 시간이 끝나고, 옹이가 재영이 수유를 위해 윤선이와 갤러리아 백화점에 다녀오는 동안

우리가 대화에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커피숍을 찾아 갔다.

커피숍에 두시간이나 앉아 있었지만 얘기할 게 많았다.

더 머물고 싶었지만, 엄마 아빠랑 저녁 약속을 해 두었던 이유로 중간에 일어나야 했다.

아쉬웠다.


남아 있던 친구들은 저녁도 같이 먹고 밤 늦게까지 수다를 떨었단다.

다음엔 나도 함께 할게!!


결혼식에 또 볼 수 있으니까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