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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휘청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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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생겼다.
회사를 그만두려고 했는데, 자꾸 나를 설득해 주시는 그 열정들에 흔들려야 하는가? 에 대해서.

팀장님을 만나러 천안 사무실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길 내내 
아니, 지난 주 월요일에 팀장님를 뵈었을 때부터, 마음이 심란했다.

도대체 지금에 와서는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갑자기 내가 왜 그만두려고 했지? 하는 원초적인 문제점에 다시 이르게 되기도 했다.

그동안의 철야때문에, 안 그래도 없는 판단력이 아예 상실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머릿속이 멍하다. (물론, 철야는 핑계거리.)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

처음, 나는 JSP 개발자를 뽑는다는 공고를 보고 입사 지원을 했고,
지도관련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경력이 반으로 깎이고, 따지고 보면 월급도 감봉되는 손해를 감수하고
입사 결정을 했다.

그런데 출근한지 일주일이 채 되기도 전에 나 사수가 그만 둔다고 했다. 
이 회사에서 개발자의 삶을 그만두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즐겁게 일하자는 생각으로 들어왔는데,
또 혼자서 이른 바 삽질을 해 댈 생각을 하니 좀 화가 났다.
'뭐야. 내가 그런 용도 였구나.'
이때부터 고민은 시작됐다.

이 얘기는 내 자신보다 승철엉아와 쌩씨에게 더 충격적이었나보다.
얼결에 현장 투입되서 나름 열정 불태우고 있는 나에게 아까운 인생, 
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는 충고를 해 주신다.
그런가? 싶었다. 그러다가 하나하나 생각하게 되었다.

결국, 내가 멍청했다.
뭐가 하고 싶은지도 정확히 모르고 있었다 난. 사실은 JSP, JAVA를 더 깊이 하고 싶으면서, 
"네. 새로운 것도 배우라면 배우면서 하겠습니다" 라며 쓸데 없이 MS 계열 프로그램에 관심 있는 척 했던 것이다.
그때는 1년동안 쉬었던 내가 한없이 작게만 느껴졌던 순간이었다고 변명을 해본다.

갑자기 이 회사에서 미래가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무슨 사업을 땄다고 하면 솔깃 솔깃 하긴 했지만 감이 잘 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받게 된 자바 전문 회사 면접 제의.
면접 결과...안 좋았다.

역시 내 위치는 그런가 보다 하며 또 한번 좌절했다.

그리고 두번의 적극적인 팀장님의 퇴사 재고 독려.
나를 좋게 봐주시는 그 마음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다. 
나를 이렇게 생각해 주시는 사람들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사실, 이런 상태에서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 맞다. 이미 내 열정이 접힌 상태이니까.

그런데 그냥 뭔가 자꾸 모르겠다.
도대체가 내 스스로 중심을 잡지 못하는 이유가 무얼까?

이번 회사를 들어갈때는 정말 열정으로 가득했던 내 마음이 또 다시 텅 비어버렸다.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방황하게 되었다.
내가 운이 없는지, 뭘 잘 못 하고 있는 건지 
회사에서는 나에게 봉사를 원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상황만 반복되고 있는 게 날 참 지치게 한다.
누구나 그렇게 힘든 걸 견뎌내고 있는데 나만 징징대는 걸까? 어후...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라 그런지 여기에서도 횡설수설.
이렇게 글로 하면 아주 조금은 정리될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

ㅇ ㅏ...
도대체 왜 난 내 인생을 내 맘대로 선택하지 못 할까?
내가 참 싫어 하는 한 숨만 늘어간다.

내가 물에 빠질 듯,
다리 위에서 휘청휘청 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