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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인간 관계에 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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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관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나와 다른 사람이 맺는 관계.

나에게 절대적인 존재일 것 같은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을 하기 시작했다. 이미 연인이 생기는 그 시점부터 만남에 있어서도 그들이 먼저 고려해야 하는 대상에 대한 배려를 깔고 들어가야했다.

그렇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사람이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고, 그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이해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내 친구들과 나와의 관계는 충분한 거리에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잘 유지 되어 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문득, 절친한 친구들이 멀어지는 것 같은 느낌과 동시에 그 관.계. 에 대한 혼란스러움이 찾아왔다.

그것은 좀 다른 관계들에서도 나타났다.

취업이 안 되었다고 잠수 탔던 친구에게 연락이 와서 반가워 했더니 그녀가 연락한 이유는 결혼식에 와 달라는 거였고,
졸업 후 거의 연락 하지 않고 지내던 동아리 선배는 진로를 나와 같은 계열로 바꾸겠다며 이것 저것 물어볼 게 있을 때만 나에게 말을 걸고,
나에게 사람 좋을 것 같다고 칭찬아닌 칭찬을 하던 사람은 후배한테도 안 시킬 자질구레한 부탁을 했다.

어려운 일들이 아니었고, 거절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기 때문에 모두 응대를 했지만 뭔가 씁쓸한 이유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그들에게 내가 그렇게 쉽게 느껴지나? 나는 그냥 그렇게 말하면 들어줄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상황들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경우가 너무 빈번하다.
그래서 난 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사실 잘 아는 사람들 또한 나에게 "착하다"고 하는 말을 정말 싫어 한다.

나는 나를 편안하게 대하는 것과, 함부로 대하는 걸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인데.

가끔씩 나는 사람들에게 휘둘린다는 기분이 들기도 하다.
내가 지나치게 반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요즘 지치는 건 사실이다.

어떤 친구들은 그런 나를 보고 쓸데없이 인간관계가 넓다고 했다. 적당히 끊으란다.
결혼식에 초대를 받으면 진심 초대에 고맙고 축하해 주고 싶어서 가는 것인데도 그 수가 내 능력에 비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문득 그들에게 난 어떤 존재인가 싶다.

그런데 그 말.
인간관계에 쓸 데 없는 게 있을까?
잘 모르겠다. 요즘엔 뭔가 나만의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다.

하지만 좀 더 멀고 가까운 정도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건 뭘로 설명할 수 있을까?
연락을 자주하면 가까운 사람일까? 자주 못 만나서 서로의 근황은 전혀 모르는 친구지만 내가 좋아하면 가까운 사람일까?
언젠가 후배 하나가 "지금 자주 만나는 친구가 제일 친한 친구지 뭐야!' 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걸 인정한다면 지금 난 내 친한 친구들과 다 멀어진 상태이다.
눈물나는 일이다.

친구 말고 좀 먼 인간관계면에서.
사실, 제 살길 찾아간 사람들은 연락 안한다. 나역시 안한다.
그게 서로에게 의미있는 사람 같지는 않은데...

그런데 또 다르게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 매일 매일 신경쓰고 연락하고 지낼 수 있겠는가 싶다.
나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

열심히 살다가 간간히 소식 전하면 살면 그게 맞는 인간관계일까?
사실, 정신적 유대감은 거의 없어질 수도 있다.

어렵다.
사람은 그래서 절대적인 내편을 만들려고 결혼을 하는 걸까?
한 때 결혼이 무지 하고 싶은 줄 알았는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난 그렇지도 않을 것 같다.

휴...
하여간 요즘 여러가지 쓸데 없는 것들로 머릿속만 복잡하다.

무엇보다 그 관계에 있어서 슬픈건, 내가 친구들 보다 조금 늦어진 결혼 때문에 조만간 그들과의 대화에서 공감대가 줄어들거라는 사실.
처지가 다르면 친구도 멀어진다는 엄마말이 이렇게 실감나게 다가온 적도 없었다.

뭔가 배워야 할 게 너무 많고, 이겨내야 하는 것도 너무 많은 것 같다.
정말 어른이 되려면 한참 멀고도 먼 것 같다.

뭘까?
산 속에 들어가서 혼자 살아야 하나...
요즘에 뭐가 이렇게 지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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