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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나를 위한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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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 메밀100%면 쑥갓 당근 그리고 강황과 소금
고구마와 고다치즈
새우 브로콜리 엄마표마늘가루 페퍼론치노 그리고 올리브오일
연어구이 당근 블로콜리 올리브오일
소안심 아스파라거스 소금과 와인
묵은지와 무항생제 삼겹살


오늘 일 잘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뭐가 서러웠는지 눈물이 터졌다.
그래서 나를 위로해 주려고
따뜻한 들깨 메밀 국수를 끓였다.
역시 소금을 잔뜩 넣으니 맛있다.ㅎ

뭐가 서러웠는지라는 말에 숨고 싶지만
나는 알고 있지.
분별이 됐다 안 됐다하는 연봉협상
그리고
스스로 온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내가 표현하고 싶은 마음.

분별이 되면 세상 별일 아닌데
도대체 문득문득 나를 치고 들어오는
그게 뭐지?
누군가의 평가가
내 시간들을 흔들리게 두지 않겠다고 생각했고,
분별이 됐는데...
나도 모르게 자꾸, 잘 보이려고,
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애쓰려고 하는
나 자신이 보여서 답답하다.
내가 왜 그래야 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모든 집중력을 잃고 한 시간을 날렸다.

음.... 이렇게 주절거리며 보게되는 것은,
어쩌면
연봉협상에 흔들린 나 자신에 대한 실망을
직면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간간히 진짜 짜증이 난다.
말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자꾸 기다리고 매력적인 그 사람을 붙들고 싶어하는
나에 대한 실망을 직면하기 싫은 것 같다.
정말 내가 실망스럽다.
그 탓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고 싶은 것도
실망스럽다.
그리고 그 모든 게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니
억울하다는 생각도 드는 것 같다.
책임으로 있지 않고 책임을 지고 있었네;;

나는 그렇게 실망스러운 모습도 있는 사람이다.
빠르게, 기꺼이 인정하고,
인간으로서 그럴 수 있는 나를 연민하겠다.
그다음은....지금은 모르겠다.
뭐 안 할랜다.
당장 안 멈춰지니 내일, 모레 즘은 되겠지.
실망스러운 것은 실망스러운 거고,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먹을 거 사진에 이런 내용이라니...
그래도 참 오랜만에 눈물이 서럽게 터져서
당황스러웠다고!
내 마음은 내 꺼니까
내 생각대로 움직였으면 좋겠다.
품위있게, 초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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