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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일년 째 백수 - 그랬다고 말하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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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로운 시간을 보내면서, 이런 저런 드는 생각 또는 하는 생각...


일을 하고 있지 않은데 왜 쉬는 기분이 아니고 똑같이 피곤한가?

휴식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일을 안 하면 쉬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다.

돈 안 벌고 있으면 쉬는 것이고 뭔가 쓸모있는 것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 쉬면서 쉬는 것같지도 않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회복도 더디고.

뭔가 이게?


건강이 안 좋을 때 쉬는 것은 휴식이 아니고 말 그대로 치료 혹은 회복이다.

휴식은 건강한 몸으로, 아무 생각 안해도 되는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때 정말 휴식이라고 할 수 있지 싶다.

나는 지난 6개월을 치료와 회복에 집중했던 걸로.


결국에는 무엇인가를 "해야" 내 존재의 이유를 충족하는 것은 아닌가?

존재 자체만으로 무엇인가 충족될 수 없구나.

존재가 존중받고 충족되려면,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어야하는 것이구나.

새삼스럽게...

뭔가 이건 아니지 싶지만, 책임진다는 걸 생각하면 쉬지않고 돈을 벌어야한다는 게 떠오른다.

현실적으로 당연한 얘기지만, 그게 옳거나 맞다는 생각은 안 든다.

저항하고 싶다.

사람이라면 잉여로운 시간이 있어야 생각도 좀더 깊이 할 수 있고, 재충전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게으름을 고민한다는 다른 어떤 나라의 사회 분위기가 훨씬 나은 것 같다.

성장만을 바라보는 자본주의는, 정말 싫다.

결국 그 안에서 뛰어야 하겠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면,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돈을 어떻게 하면 많이 벌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안 해 봤던 나다.

회사 다닐 때 나 무슨 생각했었나?

다 기억나지 않지만, 뭐, 다녀야 하니까! 개발은 재밌으니까!

월급 받으면 바로 다 빠져나가니까 그다지 기쁘지도 않았던 것 같다.

난, 뭘 위해 살아왔나?

아마도, 호기심 충족과 재미.

그리고 내가 잘 꽂히는 종목은, 생각하기이지 싶다.

한 두주 정도 된 것 같다.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어디에 가치를 두었던가?

사람들을 바라볼 때 어디에 가치를 두고 판단하고 바라보았던가?

알듯 말듯한 생각이 들었는데 문득 한 문장이 머릿속에 스쳤다.

나는, 생각을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창의적인 생각을 하고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참 잘 반했다.

오만하게도, 내 생각에 뻔하거나 별로라고 판단되는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들 말은 경청하지 않으려고 했던 나를 발견했다.

사회적 성공 여부보다 내 판단이 더 중요했다.

효율적인 행동과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생각이 잘 따라줘야한다고 생각했고, 

결과가 좋더라고 생각이나 의도가 내가 생각하는 옳은 방향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인정하지 않으려던 게 내 패턴이다.

생각을 잘 하는 사람, 그래서 대화하고 싶은 사람, 같이 있고 싶은 사람, 인정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어쩌면 그 부분이 나에게 부족한 부분이어서 동경했던 것 같기도하다.

이런 관점은 세상을 읽는데 커다란 장애였을 것이다.

좀 더 다양한 것을 배우고 받아들일 수 없도록 스스로를 가뒀을 것이다.

앞으로는, 지금 보다 열린 생각을 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는 것에도 욕심을 내야되지 않겠니?


딱히 성공적인 삶이라 생각이 들지 않고,

부모님과 같이 있는 시간이 민망해서 카페로 피신 나온 나이지만,

심적 부담감은 항상 있었으나, 돌아보면 딱히 또 휘둘리며 산 건 아니다.

그 간에는, 그런 것 같아서, 과거에 대해서 뭔가 속상해 하고 있었던 듯 싶다.


앞으로가 좀 두렵고 걱정이지, 지금까지 후회가 남거나, 언제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내 멋대로 내 고집대로 살았다.

하나씩 다시 해 나가면 되겠지 싶다.

그래, 나쁘지 않아~

이렇게 또 자기 위로로 급 마무리. ㅋ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