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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일년째 백수 - 그랬다고 말하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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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사이에서 나는 잠'장이' 불리고 만성피로하면 떠오르는 사람 중의 하나였다.

자주 병원에 가서 건강을 체크하면서 가장 건강하지 않은 사람이기도 했다.

뭔가 근본적인 이유를 알고 싶었지만 그냥 막연하기만 했었다.


지난 몇 달간 돌아 본 결과, 생각보다 나는 건강하고, 힘이 있는 사람이었다.

자주 피곤했지만, 야근을 거뜬히 해냈고, 운동도 다니고, 아침에 일찍 가서 단어 공부도 하고, 

저녁에 책도 읽고, 주말에는 친구도 만났으니까.

정말 기력이 없으면 먹고 싶지도 않고, 누굴 만나고 싶지도 않고,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책을 읽는 것도 머리를 쓰는 거라고 몇시간 하고 나면 피곤하고, 이틀 이상 길지도 않은 외출을 하고 나면 입술이 부르텄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생각 '하는' 것은 둘째치고, 어떤 생각이 들지도 않는다.

'~싶다'라거나 '~할까'라는 종류의 생각이나 감정은 건강해야 떠오르는 것이었다.

무엇하나 에너지가 아닌 게 없었다.

내 몸에 남아 있는 모든 에너지는 살기위한 것에 쓰이고 있는 것 같았다.

살고 싶다는 의욕을 내는 힘은 살아 있는 것 그 자체와 또 다른 문제였다.

모든 힘이 생존에 쓰이고 있어서 내 몸에서는 살고 싶다는 의욕을 낼 힘이 남아있지 않은 아이러니.


다행히 며칠 전부터 그 임계점 같은 걸 넘은 게 아닐까 싶다.

몸이 피곤해도 이걸 조금 더 견뎌보자, 견딜 수 있을거야 하는 의욕이 생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에너지 정도의 차이가 있다.


봄이 와서 날씨가 좋아져서인지 모르겠지만

요즘에 내가 먹고 있는 비타민D, 요오드, 오메가3, 고지베리같은 것들이 도움이 되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내가 꼭 필요할 때 지현이 언니가 '만성피로극복프로젝트'와 '수퍼미네랄요오드' 책들도 알려주고,

혜연언니는 끈기있게 대화해서 내가 실제로 그것들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런 거 보면, 삶은 정말 내가 필요한 걸 주는 것 같다.


나는 사실 의지가 강하면 몸이 조금 약하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어떤지도 모르고 내 마음대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면서, 내 의지대로 움직이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 욕심과 무관하게,

나는 몸의 상태에 따라서 생각과 감정이 지배받는 사람이다.

생각, 감정, 의지 모두 내 건강 상태의 영향을 받는다. 

건강 관리를 잘 해야하는 이유다.


한동안 힘들었지만, 지금도 적은 나이 아니라고 부모님은 매일 내가 나이 먹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지만,

내 인생에 이런 시간이 있어야 했다면 지금이라서 다행이기도 하다.

더 나이 먹어서 그랬다면 더 큰 좌절이지 않을까?


나는 나아지고 있다.

희망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