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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013.08.17] 나만의 고릴라와 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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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집에 도착해서 엄마를 한 번 꼬옥~ 안아주고 안방으로 갔다.

엄마 말처럼 쿨쿨자고 있는 나만의 고릴라!

여느 때처럼 반가움의 표시로 머리도 쓰다듬고 엉덩이도 두들기고 난리를 폈다.

그러자 역시나, 여느 때처럼 짜증섞인 목소리!!


"ㅇ ㅏ~ 하지마!!"

"그래 알았어~~~~"


하고 웃으면서 거실로 다시 나오는데 머리속을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멈추었다!!


예전에는 싫다고 해도 그건 그냥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었고 나는 아주 반갑고 좋으니까

그것을 마음껏 표현하고 전달해 줘야한다고 생각하면서 계속 쓰다듬고 끌어안고 하려다가

항상 결론 라더를 화나게 하는 것으로 끝이났다.


이렇게 시작해서.

이렇게 끝이나는!!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늘은 라더가 한마디만 했을 뿐인데 있는 그대로 내가 받아들였던 것이다.

애쓰고 신경써서 한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된 것이다.


내가 변했다.


정말정말 작은 차이.

싫다고 할 때 그대로 알아들어 주는 정말 작은 것.

그동안 난 라더에게 그것조차 해 주지 않았구나.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었다.

미안했다.


말을 들어준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있는 그대로 그가 하는 말을 들어주는 것.


그리고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라더의 듣는 모습이 보였다.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안 듣고 있는 듯이 무심하게 가만히 있었지만 내가 한 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ㅇ ㅏ! 네가 누나 말을 들어주고 있었구나!


그동안 반응 없고, 내 말은 안 들어주는 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니어서 그가 내 말을 안 듣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내가... 그러고 있었다.


그동안 그를 바꾸려고 하고, 잘 못 됐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미안했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라더는 그걸 이제 알았냐며, 지나 간 일 끄집어내지 말라고 언제나 처럼 무심하게 말했다.

아쥬 오빠 같은 나만의 귀여운 고릴라! 

내 눈엔 사랑스러운 나만의 라더♥

하하


라더 안경끼고 사진 찍기 노오리!!




한 번 봐달라고~~ 봐달라고!! 해서 봐준 얼굴. ㅋㅋㅋㅋㅋㅋ

이런 거 올려서 미안~ ㅋㄷㅋㄷ



히히

특별한 건 없어도 오랜만에 얼굴 본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다음에는 일찍 가지 말고 나랑 같이 올라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