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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여자

새로운 팀 적응기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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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에 팀 이동 후, 원래 하던 업무 마무리하고

중간에 끼어든 리서치 업무를 3~4주 정도 한 뒤,

4월 2주 즘 부터 팀업무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환경도 잘 모르고, 이미 개발되어 있는 것에 변경된 내용을 적용하는 것이

조금만 고치면 되니까 쉽다면 쉽고,

로직 조금 달라진 것 때문에 생기는 사이드 이펙트 때문에 어렵다면 어렵고.

오랜만에 하는 운영 업무이다 보니 필요한 값 얻으려고 하면 

데이터 테이블 구조도 잘 몰라서 헤매다가 물어봐야하고...

테스트 환경도 잘 안 되어 있고,

테스트는 또 앱으로 붙어야 하니 단순 웹페이지 확인하는 거랑 또 달라

시간이 몇배는 더 들었다.

 

자연스럽게 2주간 야근을 하게 되었는데,

내가 20대때 어떻게 이렇게 살았지 싶다.

 

집중하다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몇시간씩 앉아 있다보면

다리며 발이며 퉁퉁 붓고,

그렇게 며칠 연속하면 앉아만 있어도 어지럼증을 느낀다.

천안 출장가서 일하닥 갑자기 핑 돌았던 생각이 났다.

그리고 내가 인지했던 정도 보다도 몸은 훨씬 힘들었는지

입술 물집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안 풀리는 그 문제는 계속 머릿속에 맴돌아서, 

그 문제를 끊임없이 생각하다가 내 삶의 다른 문제들을 생각하려고 하면

스위치가 빨리 되지 않는다.

친구들에게 설명했던 것을 옮겨보자면,

내 머릿속에 우주가 여러개 있는데 일의 우주에 푹 빠져 있다 보면,

갑자기 회사 동료들이 말을 건다거나 

엄마와 통화를 하거나,

다른 사람들이랑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할 때 말이 잘 안 나오고 버벅 댈 때가 있다.

일의 우주에서 빠져나오기가 그렇게 힘들다.

내가 이런 멘탈 상태로 살았겠구나.

 

아프고 난 뒤에는 평상시에도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라서 내가 인지를 할 수 있는데

20대때 젊은 꼰대였던 나는, 사람은 이렇게 불태워서 잠도 안자고 일에 올인해 보는 삶을 살아 볼 만하다고

후배에게 말했던 게 생각난다.

지금 생각하면 망언중의 망언이다.

몸을 망가뜨려가면서 그럴필요는 0이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을 때 거기에 푹 빠져서 그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는데

(놀랍게도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지만)

그 것에서 깨어나고 보면, 삶의 다른 것들은 멈춰있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그런 시간들이 너무 길어지면 꼭, 내 삶이 멈추거나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 그런 것들을

또 나만 모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 가능할까?

일은 명쾌하게,

집은 깔끔하게,

사람들과는 즐겁게,

운동도 재밌게,

ㄷ ㅏ 온전하게 하고 싶은데.

 

한동안은 모르는 거 파악하고 하려면 일에 시간을 많이 할애 하면서 노력 해야겠지.

그것이 필요하다면 해야지 뭐.

빨리 따라가서

제시간에 운동가고

제시간에 집에 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