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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고 듣고 쓰고

책, 열한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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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읽다만 책도 있고,

특히 다 안 읽은 개발서적이 몇 권이 되는 와중에 새로운 책을 열까말까 고민하다가 마음가는대로 그냥 읽히는 대로 읽어보자 하고

열한계단을 펴들었다.

그리고 그 마음가는대로 한 선택은 참 잘 한 선택이었다.


그냥 다 허무하다고 느끼고 있는 나에게,

나만 이렇게 쓸 데 없는 고민을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을 느끼고 있는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마음속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삶에 대한 그리고 인간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서

문학, 기독교, 불교, 철학, 과학, 이상, 현실, 삶, 죽음, 나 그리고 초월로 덩어리를 나누고 

한 단계 한 단계 흐름을 만들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과 함께

어려운 개념들을 쉽게 설명해 주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

처음에는 내가 읽지 않은 책들에 대해 너무 깊이 없이 대충 접하고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나는 왜 길을 찾지 않고 헤매기만 했는지 하는 민망함이 있었지만,

나같은 범인에게는 적당한 깊이와 난이도로 구성되어 충분했던 것 같다.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세계적 시스템이지만 언젠가부터 자본주의에 대해서 정말 회의감이 들었다.

사실 노력하는 만큼 성과를 얻는 게 어떤 것인지도 기준도 명확한 것 같지도 않고, 

그렇게 돌아가고 있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그 생계에 기본이 되는 그 제도가 너무 인간을 옥죄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거기에서 벗어나서 그냥 호기심에 따라 살면 안되나 하는 어린아이같은 생각을 많이 하고 있었다.

내가 괴로웠던 것은 바로 그 지점, 난 왜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린아이같이 굴까 하는 죄책감.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약점에서 내가 충분히 그런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어떤 태도를 가지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하는 고민이 남기는 했지만, 

더이상 나를 바보로 만들지는 않아도 되었다.


죽음은 그냥 끝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그 끝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내가 허무를 뒤어넘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하는 하나의 방법을 제시받은 것 같아 좋았다.

그리고 랜드마크 커뮤니케이션 코스에서 얻었던 것을 다시금 끌어오게 되었다.

세계는 모두 내가 창조한 것이다.


삶은 나의 일부이고, 내가 곧 세계라는 것.

자꾸자꾸 나를 작고 어리석게 만들어 숨어버리는 것이 마음의 고통의 시작이었다.

책임으로 있지 않은 것.

왜 자꾸 잊어버리는지...;;


이렇게 주절대고 있어도 사실 생각이 많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떻게 생각을 이어가 볼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받은 것 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 졌다.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이 아니고,

이런 고민이 잘 못 된 것도 아니구나 하는...

작은 것부터 무엇인가 다시 잡아보자 하는.


커다란 위안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인 시간이었다.

저자님, 생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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