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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3 Septembe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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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같이 있는 동안 느낀 게 있다.

사랑하지만 함께 살면 안 되겠다 싶다.
그 전에는 엄마와 부딫히는 것을 내가 견딜 수 없어서였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같이 있어 좋은 것 보다 그녀에게 나는 걱정 덩어리이다.
걱정해도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일어나지 않을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
걱정 좀 내려놓으라고 해도, 그건 자식 낳아보지 않아 부모마음 헤아릴 수 없는 철없는 소리일 뿐이다.

그리고 또 하나.
엄마가 하는 말들을 가만히 들어보고, 들어보고, 들어보았다.
때로는 그냥 생각이나서 말하고, 때로는 삶이 너무 버거워 푸념으로써 쉴 새 없이 말로 표출하고 풀어버리는 경우가 있었다.
어렸을 때 난 엄마말을 참 잘 듣는 아이였는데,
엄마가 다른 사람에 대해 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에도, 이런이런 사람이 되어야지 이런이런 사람은 되지 말아야지 했던 생각이 났다.
하지만 문득, 그런 말들로 엄마가 나에게 가르침을 주려고 했던 의도는 딱히 없었다는 게 보였다.
푸념으로 한 말들도 나는 꽤 진지하게 들었다.
헛웃음이 났다.
꼭 그럴필요는 없었는데.
푸념을 듣고, 나는 이런이런 사람이 되어야지..
허헛.

이제는 좀 더 엄마 얘기를 있는 그대로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엄마의 세계를 벗어나 내 세계를 더 크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커다랗고 강해서 마냥 편안 할 수는 없지만,
내가 웅크려 작아질 수 있고,
게을러 질 수 있고,
꼭 끌어안을 수 있는 엄마가있는이 둥지가 있다는 것이
고맙고 좋다.

귀염둥이 우리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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