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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오페라의 유령, 또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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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여섯 2023.10.11 14:30
완벽한 하루였다.
내가 사랑하는 맑은 가을 날,
삶을 나눌 수 있는 은영언니와 몽드샬롯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스토리텔링과 식사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고,
소중한 내 배우 조승우의 굉장한 공연과 그의 퇴근길까지 함께 할 수 있었던 마법같은 하루.
1층 중앙에 그런 자리가 공연 하루 전 날 취켓으로 나온 것,
내가 클릭 했을 때 다른 사람한테 선점당하지 않고 결제까지 갔던 것,
평일 낮 2:30분인데 바로 그날 하루 쉬어아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구미에 사는 은영언니가 시간을 내서 서울에 올 수 있었던 것이 착착착 일어나 이런 날도 있구나 싶었던 하루.
자리가 좋아서였는지, 대구는 차치하고 어쩌면 정말 마지막 조유령 보는 날이 될 수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봐서 그런지 몰입도 최상이었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내내 그 목소리로 듣고 싶었던 거울, 밤의 노래, 돌아갈 수 없는 길 넘버들이 머릿속에서 저절로 조유령 목소리가 입혀져서 재생되고 있어 마음이 가득찬다.
정말, 행복하다.
 
두 번째즘 관극부터였던 것 같은데, 몇가지 생각들이 마음 속에 굴러다녔다.
다른 것들은 명확해져서 기록으로 남겼지만, 내내 유령캐릭터가 신기하다고 느꼈던 지점.
"흉한 내 얼굴 말고, 아름다운 내 영혼을 봐 줘!"
'내 영혼이 아름다우니, 봐달라고 말한다고?'
이게 왜 신기하다고 느꼈지? 그게 왜 내 귀에 걸린거지? 생각해 보면, 내가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면에서는 어느정도 이해는 되는 말이다. (정말로 좋은 사람이 되고 싶구나)
그렇다고 나 좋은 사람이니 알아줘! 내 내면을 봐줘!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유령이는 자존감이 센 사람이구나! 
표현이 일상적이지 않아서 신기한 느낌이었던 걸까? 하여간, 두번째 관극부터 세면 5번째 들어도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 속에 계속 그 대목이 뒹굴고 있다보니 문득,
'보통 사람들은 예쁘게 치장한 얼굴, 외모를 봐달라고 하고, 보이지 않는 나쁜 마음들을 더 안 보이게 하려고 하지 않나?'
얼굴을 가리고, 아름다운 영혼을 봐달라고 하는 유령과 대비되는 그 지점에 뭔가 피식하게 되었달까.
아마 상반됐던 이 지점때문에 계속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었다는 게 결론.
다른 사람, 특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의 마음은 같은 것일테지.
극을 느끼는데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생각들이지만, 군데군데 내 귀에 걸린 이런 대목들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도 나만의 즐거움이었다.
이번 공연따라 크리스틴을 참 많이 외치는 유령을 보며, 크리스틴 말고 불러줘요, 솔트크리스탈! 하고 싶었던 심정.
 
1층에서 보니까 커튼콜 때 조승우배우님의 예쁜 미소도 볼 수 있구나! 
2층에서는 얼굴이 그렇게까지 보이지는 않았는데, 좋은 자리가 역시나 좋구나.
더 앞자리에서 보면 더 좋겠지?
커튼콜이 끝나고, 막이 닫히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또 보고 싶다! 언니, 끝나자마자 또 보고 싶지 않아요?" ^^
 
퇴근길에 하고 싶었던 몇가지 말들, 남은 공연 힘내세요, 또 올게요, 건강하세요, 배우님 정말 소중해요. 덕분에 멋진 여름과 가을이었어요...
구구절절 할 수가 없어,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단 한마디 밖에 못 했다.
뭔가 눈에 담고 싶어서, 입이 안 떨어졌달가.
"오늘 너무 행복했어요! 감사합니다!"
 
정말 멋진 계절이었다. 오페라의유령의 계절.
이제 현실로 돌아올 시간. 예매한 날에 자꾸 마음 뺏겨 둥둥뜨지 말고 발을 땅에 딛여야할 때.
씸양 말마따나 있는 돈 말고, 번돈으로 관극가자!
재밌게 일하고, 돈 벌고, 또, 감각들을 키워나가자.
돈도 벌고 싶고, 이제 재밌게 할 수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서 신난다.
조승우 충전 스테이션, 캄사!
증말, 우주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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