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하는 여자

심통이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

728x90

오늘은 괜시리 아침부터 심통이 난다.

그래서 회의 중에 누구의 잘 못도 아닌 일에 짜증을 내고 말았다.

그렇게 하고 나니 또 마음이 쓰여 불편하고, 으에.


하나하나 들여다 보자.


심통이 난다.

이유는.


집중력이 생기지 않는다.


집중력이 생기지 않는 이유는?

지금 내가 생각해야 하는 데이터와 서비스될 화면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지 싶다.


그렇다면 충분한 고민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첫번째로, 중간중간 치고 들어오는 업무.

두번째로, 생각하기 싫어서. 

세번째로, 혹은, 생각하려고 하는데 잘 모르겠어서. 

내가 데이터의 어느 범위까지를 처리해야 하는지, 

다른 시스템과의 접점을 어디까지로 생각해야 하는지 아무것도 정책이 정해진 것이 없어서 감을 잡기 힘들다.


그렇다면 그렇게 짜증이 난 채로 있을 것인가?

답은 "아니다"여야지.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테니.


ㅈ ㅏ 그럼,

일단 치고 들어온 업무가 시간이 많이 필요한 일들은 아니니 빨리빨리 대응하고 메일 회신해서 완료했다.


그 다음,

다시 개발해야 하는 시스템의 전체 그림을 그려보자.

그리고 내가 맡은 부분이 다른 부분과 연계되는 부분에서 필요한 데이터 이동과 구조를 생각해 보고,

해야할 일의 목록을 정리해 보자.


어서어서...

마인드 컨트롤 플리즈~



[더하기] 2013.05.12 좀 더 파고 들기

"정책이 정해진 것이 없어서 감이 잡기 힘들다" 라는 이유로 왜 화가 나는가?


좀 더 깊이 들여다 보면, 


1. 정책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발이 들어가게 된다면, 경험상 결과물이 나왔을 때 변경사항이 쏟아진다.

그렇게 되면 새로 개발하는 것보다 번거롭고 복잡한 수정작업을 진행해야 하니, 

비효율적으로 의미없이 내 노력과 시간을 들이는 것이 싫어서 짜증이 났던 것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들이는 노력과 시간에 비해, 업무적 성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


2. 앞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었든 평가는 결과물로 회자된다.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결과물의 구현 단계에 서 있는 개발자에게 좀 더 큰 책망이 돌아온다.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것이 사실이건 심리적인 부분이건

저런 생각 때문에 내가 화가 난 것은 사실이다. 

내가 일하는 동안은 그런 경험이 많았으니까.

일을 하고 그렇게 싫은 소리 들을 일은 줄이고 싶은 마음에서 화가 났던 것으로 보인다.


두 가지 모두 잘 살펴 보면,

내가 내가 진행한 업무적 평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결론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또는,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나쁜 평가나 비판에 관대하지 못 한 것이기도 한 것 같다.


내가 지금 맞게 분별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저건 아마, 잘 보이기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닐까?

저런 비판이나 나쁜 평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에 완전히 휘둘릴 것인가 아니면 내 스스로 내 결과물을 인정할 것인가?


내 결과물을 내가 온전히 인정할 수 있으면,

내가 저런 일로 화를 내지 않게 될 수 있을까?

나 혼자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


내가 받은 나쁜 평가 때문에 내가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났던 첫 시점은 언제였을까?


워!! 지금 이순간 떠오르는 건,

초등학교 때, 아침 자습 문제를 칠판에 적는 데, 내가 생각해도 지나치게 꼼꼼하고 답답하게 지웠다 섰다 하고 있는데

선생님이 너무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셔서 민망함을 느꼈던 기억이난다.

두번째는, 똑같이 초등학교 체육시간에 곤봉 돌리기 시험을 보는데 내가 돌리는 방법을 잘 못 알고 있었는지 

선생님이 내가 곤봉을 돌리는 방법은 이상하고, 그러다 손목을 다치는 거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전에 알았다면 올바른 방법으로 연습했을 텐데, 열심히 연습을 하고 시험을 볼 때 그런 말을 들어서 

매우 당황했던 것 같다.


이게 내가 지금 가진 화의 시작인가?


아니면...

첫 회사에서 사장님이 자꾸 이렇게 만들라고 했다가 저렇게 만들라고 했다가 말을 바꾸셔서 그랬을까?


이거... 분별은 커녕 점점 미궁속으로 빠진다.


급 결론을 내려보자면,

두 번 일하는 게 싫은 거고, 나쁜 평판이 싫은 거다.


왜 두 번 일하는 게 싫고, 나쁜 평판이 싫은지는 좀 더 찾아봐야 할 것 같고.

일단 이 사건은 일단락하는 걸로;;


졸리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