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남긴 기록을 가끔 돌아보는 것을 좋아한다.
기록이 여기저기 흩어지는 게 싫다는 핑계로 학생 때부터 써 온
싸이월드에 개인 기록을 남기겠다는 고집을 가지고 있으면서
근 2~3년 이상 영화 리뷰 말고는 아무 활동도 하지 않고 있다.
최근엔 페이스북 접속이 매우 잦은 정도.
블로그는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작업을 하다가 잊어버리면 불편한 내용들을 주로 기록하는 용도이다.
그 마저도 그냥저냥.
그렇지만 블로그는 나에게 다른 의미가 있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나만의 공간.
그러나 공개 되어 있어서 일기장과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공간.
그래도 누군가 한 번쯤 들러 공감하든 못하든 스쳐 가면서 봄으로써 내 생각이 완전히 묻히지 않는 그런 공간.
문득 문득 생각이 차고 넘쳐서 쏟아내야 할 때
난 블로그를 선택한다.
최근에 여행도서 한권을 읽었을 때가 바로 그 때였다.
한 해의 시작점이어서 그랬을까?
책에서 주었던 많은 간접 경험들로 인해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심란하고 머릿속이 터질 것 같이 생각이 많아져서 어딘가 쏟아내야만 했다.
그래서 블로그를 찾았다.
그런데 얼마 후,
책의 글쓴이가 검색에 걸려든 내 독후감을 보고,
그에 대한 소감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남겨 주었다.
워!
이글을 처음 발견했을 때의 두근거림.
정말 재미있는 경험 아닌가.
내가 책을 읽고 쓴 독후감을,
그 책을 쓴 글쓴이가 읽고 소감을 말해주다니!!!
게다가 내가 재밌게 읽은 책의 글쓴이를 강도야 강하건 약하건 잠 못들 게 했다니
나에게도 감동이었다.
아는 사람이 아닌데도
사람과 사람 마음의 울림이 닿는 게 요런 건가 싶어서였을 것이다.
생각이 차고 넘쳐
내가 싸이월드를 선택하지 않고 블로그를 선택해서 주절거린 게 잘했다 싶다.
시간이 지나 이 때의 설렘은 잊혀 지겠지만
기억하고 싶어서 또 주절주절.
큭큭.
저 글이 올라오고
인적 드물었던 내 블로그에 사람들이 급 몰렸었는데
지금은 인적이 잦아 들어서 또 편안한 마음으로 이 공간을 찾았다.
다음에도
필요할 때가 되면, 마음 속이 있는 이야기를 꾸밈없이 쏟아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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